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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그리스인 이야기 2 - 시오노 나나미

by 펄서까투리 2020. 7. 24.
  • 지은이: 시오노 나나미
  • 옮긴이: 이경덕
  • 펴낸곳: (주)살림출판사
  • 펴낸날: 2019년 6월 26일 (초판 7쇄)

# 세줄요약 #

  1. 페르시아 전쟁 이후 페리클레스가 이끈 30년 동안의 아테네의 황금기와 펠레폰네소스 전쟁 시작 후 아테네의 몰락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2. 페리클레스가 이끌었던 아테네의 황금기는 인류 최초의 민주주의가 정착하고, 델로스 동맹은 단순한 군사동맹이 아닌 정치, 경제, 문화 모든 면에서 아테네가 패권을 떨치고 리드했던 아테네의 최대 전성기였다.
  3. 그랬던 아테네가 페리클레스 사후 스파르타와 펠레폰네소스 전쟁에서 우중정치로 인해 자멸하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슬프기까지 했다.

 

# 상세 리뷰 #(!스포주의!)

 그동안 세계사 공부를 할때 아테네가 페르시아 전쟁을 승리한 이후, 페리클레스가 민주주의 제도를 이용하여 독재(?)를 한 전성기 이후 스파르타와의 펠레폰네소스 전쟁에서 패배했다고 짤막하게 알고만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아테네의 부흥과 몰락의 상세한 과정을 알게 되었다.

 

1. 아테네의 부흥과 페리클레스

 페리클레스가 30년간 독재 아닌 독재를 하였다기에 처음 내가 느낀 페리클래스의 이미지는 교묘하게 국민들을 이용하며 권력을 유지하고 독재자의 이미지였다. 그러나 이번 책을 읽으면서 페리클래스가 단순히 힘으로 국민을 억누르는 독재자가 아니라 뛰어난 언변과 두뇌로 아테네를 부흥으로 이끔과 동시에 그러한 정책 결정을 시민들이 스스로 결정한 것으로 믿게 만든 천재임을 알게 되었다. 페리클레스는 훌륭한 지도자가 모두 가지는 선견지명을 가지고 아테네의 미래를 위한 정책들을 생각해냈으나 언변으로 시민들의 투표를 유도해 마치 시민들이 정책을 이끈 것처럼 만들었던 것이다. 스파르타왕 아르키다모스가 페리클레스에 대해 아테네인에게 물었을때 '결투에서 내가 이겨도 페리클레스가 발언을 하고 나면 모두가 내가 진것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다' 라는 답변이 나올만한 인물이었다 생각된다(이 이야기를 들은 직후 두 패권국의 지배자였던 페리클레스와 아르키다모스가 친구가 되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러한 페리클레스의 지도로 인해 델로스 동맹은 더욱 확대되고 안정되었으며 그러한 델로스 동맹을 통해 얻게된 광역 경제권으로 아테네는 엄청난 부를 얻게 되었다. 마치 현대의 미국을 보는 것 같았다. 물론 에게해에 한정되긴 했지만, 강력한 해군을 이끌고 군사력을 보이고 그 나라들을 이은 광역 경제권을 만들어 피레우스 항구를 지중해 최고의 통상 물류 센터로 만든 것은 보면 정말 오늘날 태평양과 대서양 모두를 강력한 항모전단을 이끌고 지배하며 전세계 경제를 달러로 지배하는(고대 그리스 세계의 통화도 아테네의 드라크마였다) 미국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보통 고대의 패권국들은 군사력을 타국을 정벌하여 제국이 되는 군사적인 패권국이였는데, 실질적으로 통치하진 않았지만 경제권을 이루고 동맹이란 형태로 패권을 장악하는 국가가 고대 그리스에 있었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2. 아테네의 몰락

 페리클레스 말기에 코린토스의 분탕질로 결국 펠레폰네소스 전쟁은 시작되었다. 두 나라는 원래 사이가 나빴으니 어찌보면 피할수 없는 전쟁이라 생각된다. 페리클래스 생전까지는 아테네와 스파르타 모두 페리클래스와 그의 친구였던 스파르타왕 아르키다모스가 지혜로운 인물들이었기에 서로 직접 충돌 안하며 국지전만 벌이다가 다시 휴전을 맺는 형태로 전황을 이끌어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작가는 페리클래스 사후에는 더이상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우중정치가 도래되어 니키아스, 클레온, 알키비아데스 등등 모두 아테네를 이끌지 못하고 전쟁의 늪에 빠지다 결국 아테네 전체가 자멸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물론 결정타는 시칠리아 원정 실패였고 작가가 그나마 높이 평가한 알키비아데스는 능력은 출중했으나 우중정치에 빠진 아테네의 시민집회가 자꾸 그를 고소하고 실각시키며 능력을 펴지 못해 끝내 조국을 승리로 이끌지 못한 것으로 나온다.

 

 일단 페리클래스 이후 그 누구도 페리클래스만큼 아테네 시민집회의 의견을 통일시키지 못하고 끝없이 선동하는 우중정치 속에서 니키아스, 알키비아데스, 클레온 등등의 후기 지도자들은 시민들을 선동해 권력 다툼만 하다 아테네가 망했다는 해석은 나도 맞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작가는 전쟁 때는 고소를 받아도 법정에 서지 않았고, 국가 위기 상황에서는 독재관이 존재하였던 로마와 비교하며 시민집회에만 지나친 권한이 들어가 그 어떤 통일된 정책도 내놓지 못했던 아테네의 상황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그렇기에 아테네는 정말로 스파르타에 패배한 것이 아니라 자멸한 것이다. 정작 스파르타는 정규군이 패배한 이후 리산드로스와 같이 시민이 아닌 사회 비주류 출신 아웃사이더 장군과 용병들만 보내 싸웠지 않았나. 그렇기에 펠레폰네소스 전쟁은 내가 읽은 전쟁사 중에서 가장 한심한 전쟁이었다. 아테네는 총사령관을 자꾸 갈아치웠으며 스파르타는 정규군 패배가 두려워 아웃사이더 사령관과 용병으로만 싸웠다.

 

 여기서 내가 느낀 점은 손자의 말처럼 전쟁은 언제나 속전속결로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서로 멸망할까 두려워 정면대결을 미룬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결국 아테네는 패배하였으며 아테네의 몰락 이후 스파르타마저 활약이 없었던 정규군으로 인해 그 위상을 잃자 패권마저 잃어버린 결과를 가져왔다. 그래서 아마 페리클레스가 살아 있었어도 협상만 노렸다면 영구한 평화가 찾아왔을까 의문이긴 하다. 물론 그렇다고 아테네가 전면전으로 스파르타와 붙었다면... 아마 민주주의 지나치게 믿어 전쟁에서까지 통일된 지휘체계를 만들지 못하고 사령관들끼리 협의하게 만들었던 아테네가 지긴 졌을 것이다. 그러나 한번 패배에서 끝내 살아남았다면 그 패배에서 교훈을 얻고 로마처럼 전시에는 통일된 지도체계를 만들거나 이전 시대의 테미스토클래스 같은 전쟁영웅이 나타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3. 알키비아데스

 아마 페리클래스 사후 그나마 영민하고 아테네를 승리를 이끌수 있던 인물은 아마 알키비아데스였을 것이다. 작가도 능력은 충분했으나 운이 부족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전시대의 지도자였던 테미스토클래스나 페리클레스에 비할 인물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물론 항상 적이 많아서 사령관으로 전쟁만 하려고 하면 고소 당해서 소환 또는 망명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페르시아 전쟁 당시 아테네의 다른 스테라고스(사령관)들에게 지휘권을 이양받고 스파르타인을 총사령관으로 내세우면서 실질적으로는 전 그리스 해군을 통합하여 지휘한 테미스토클레스나, 클레온 같은 반대파들이 언제나 있었지만 정국을 안정시켰던 페리클레스와 달리 항상 적을 남겨두고 언제나 고소에 시달리느라 결정적일때 활약 못하는 알키비아데스는 읽으면서 항상 아쉬웠던 것 같다.

 

 실제로 그 결말도 테미스토클래스와 똑같이 반대파들의 모략으로 나라로부터 쫒겨나지만, 페르시아로 성공적으로 도주해 천수를 누린 테미스토클래스와 달리 결국 암살로 생을 마감하였으니.. 분명 능력이 있고, 시기적으로 어려웠던것도 맞으나 어쨋건 그도 아테네 전체를 이끌 능력은 안 되었던 것이 아닐까?(아 물론 지금 글쓰고 있는 나보다야 훌륭한 사람이시지만...). 아마도 아쉬웠던 점이 더 컸던 것 같다. 페르시아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그리스 세계 전체를 지키고 전쟁없이 동맹이란 형태로 경제력, 문화력으로 패권을 이룬 정말 매력적인 국가였던 아테네가 몰락한 모습을 보니 슬펐는데 알키비아데스라도 다시 나라를 이끌어 선배 지도자들처럼 국가를 승리로 이끌었다면 아테네가 살아남아 역사가 조금 더 재밌게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마 그랬다면 알렌산더 대왕이 탄생하지 않았을 수도...

 

4. 정리

"잘 보낸 하루 후에 평안한 잠이 찾아오는 것처럼, 잘 보낸 일생 이후에 조용한 죽음이 찾아온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

 

소크라테스의 철학에 대해 설명하던 중 마음의 평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서술하다 나온 문장인데 너무 좋은 글 같아서 적어본다. 나도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때 인생 정말 열심히 살았다며 만족하며 죽음을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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