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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그리스인 이야기 3 - 시오노 나나미

by 펄서까투리 2021. 1. 4.
  • 지은이: 시오노 나나미
  • 옮긴이: 이경덕
  • 펴낸곳: (주)살림출판사
  • 펴낸날: 2019년 12월 11일 (초판 5쇄)

 

# 세줄 요약 #

  1. 펠레폰네소스 전쟁 이후 그리스 세계 전체는 스파르타, 테배 모두 과거 아테네 같은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여 쇠락한다.
  2. 이후 필리포스 왕부터 대두한 마케도니아의 상승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에 이르러 그리스 세계를 통일하고 페르시아까지 정벌하여 대제국을 달성한다.
  3. 알렉산드로스는 단순히 전쟁만 잘한 것이 아니라 패배자 융화, 알렉산드리아 건설 같은 모습을 보면, 이 모든 걸 20대에 이룬 업적라기엔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 상세 리뷰 # (!스포주의!)

1. 펠레폰네소스 전쟁 이후

 그동안 일반적으로 배운 세계사에서는 펠레폰네소스 전쟁 이후 그리스의 역사는 보통 간략하게 넘겨서 잘 알지 못했다. 그저 아테네는 패배했지만 스파르타 또한 그 패권을 유지하지 못하고, 테배가 잠시 패권을 가졌다는 정도? 근데 이 책을 통해서 어느정도 그 과정을 상세히 알게 되었다.

 

 먼저 아테네는 무조건 항복을 한 이유, 그 시절 패배자(뭐.. 2차대전 유대인, 우리나라를 보면 근현대라고 다른 것 같지는 않다만)에 대한 처우가 잔인했던 만큼, 아테네도 잘못하면 모든 남자는 죽임을 당하고 여자와 아이들은 모두 노예로 팔려가는 최악의 경우를 맞이할 수도 있었다. 특히나 아테네를 증오했던 코린토스, 테배의 반응이 그러했는데, 이를 일종의 기사도(?)로서 막은 스파르타의 왕 파우사니아스는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당신(코린토스, 테배)들의 도시국가가 자유로운 도시국가로서 발언할 수 있는 것은 75년 전에 아테네가 앞장서 페르시아와 맞서 싸워 이겼기 때문(페르시아 전쟁을 의미)을 잊었는가?" 라는 발언은 상당히 통쾌했다. 어쨋거나 이후 아테네는 델로스 동맹이 해체 당하고, 해군이 사실상 사라지고, 피레우스 항구와의 성벽 또한 허물어지며 더이상 패권국가 아닌 평범한 도시국가로 전락해버렸다. 오히려 도시 덩치는 융성하던 시절 그대로지만 과거처럼 더이상 외국인과 인재들이 넘쳐나지 않으면서 나라가 전체적으로 우울해지고 민주주의는 아테네를 망하게 했던 그대로 중우정치로 빠졌다가, 과두제로 전환했다가 다시 민주정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이토록 혼란스럽고, 나라가 몰락했다는 패배감 속에서 소크라테스가 그나마 젊은이들을 일깨우다가 죽임(정확히는 사형)을 당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나 자신을 알라'는 아마 패배감 속에서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테네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슬프지만 지나간 영광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면, 현실은 더욱더 지옥이 되니, 아프더라도 현실은 확실히 인지해야하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이후 스파르타는 확실히 군사력으로만 이룬 패권답게 얼마안가 기병 중심의 새로운 전략을 가져온 테배에게 패해 몰락하였고, 테배 또한 펠로피다스, 에파미논다스라는 걸출이 탄생했지만 결국 테배가 원래부터 중소도시국가였다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전쟁에서 전사함으로서 최종적으로 패권국가가 되지는 못하였다. 단 재밌는건 이때 잠시나마 패권국가였던 테배에서 유학했던 필리포스 왕이 테배의 전략을 배워와서 마케도니아를 부흥시키고 그 아들 알렉산드로스에게 물려줬다는 것이다.

 

2. 마케도니아의 상승

 앞서 말했듯이 테배에서 유학한 필리포스 왕은 시민 사회였던 그리스 도시국가와 달리 농민 중심의 마케도니아에 맞게 겁 많은 농민들에게 장창을 들게하고, 이들이 고슴도치처럼 뭉치게 함으로서 '팔랑크스'라 불렸던 마케도니아의 중무장 보병부대를 만들었고 이들이 결국에는 그리스를 무릎꿇고 알렌산드로스 대에 이르러서는 세계를 정복한 핵심 전력이 된다. 필리포스와 알렉산드로스의 관계는 매번 볼때마다 조선의 태종과 세종이 생각난다. 나라를 부흥시키고 기틀을 다진 아버지왕과 그렇게 받은 나라를 바탕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만들어낸 아들. 역사란 재밌는 것이 이러한 관계는 항상 반복되는 것 같다. 왕권을 세우고 그 과정에서 피바람이 불긴 하지만 나라의 기틀을 다진 선대왕과 그것을 바탕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이끌어내는 그 다음왕은 왕조사에서 어디서나 비슷하게 볼 수 있는 역사인 것 같다.

 

3. 알렉산드로스 대왕

 이후 이 책의 주요내용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정복기이다. 사실 가장 긴 내용을 차지 했으나 생각보다 기억에 남는 점은 없다. 망치와 모루라는 팔랑크스가 중심을 버티고 기병이 양옆에서 감싼다는 기본전략을 바탕으로 정말 끝없이 승리만 하였기에 재미는 있었지만 생각보다 단조로웠다. 다만 읽으면 읽을수록 알렉산드로스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명장들이 날때부터 대범하고 천재적인 기질을 보이긴 하지만 한니발, 카이사르, 이순신 장군, 조조 같은 장군 혹은 군주들은 그들의 핵심적인 승리, 즉 그들의 이름을 남기게된 결정적인 전투들은 어느정도 나이를 먹고나서 치루었던 건에 반해 알렉산드로스는 18살에 첫 전투, 20살이 왕이 된 후에 정확히 30세가 되었을 때 인도에서 최후의 전투를 하였으니 정말 20대 안에 그 모든 승리와 업적을 이룬 것이다. 그렇게 젊은 나이에 총사령관이었기에 다른 명장들과 달리 항상 최전방에서 군대를 이끌었음에도 죽지 않고 살아남아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게다가 이후 지배지에서 행한 정책들도 보면 단순히 정복, 약탈이 아니라 그 지방 여자들과 결혼하고, 그리스 건축물 남기는 등 말그대로 문화까지 퍼뜨리며 동화 정책을 하였다는 것이 단순 전쟁에서만 머리가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정말 시대를 앞섰던 천재라는 생각이 든다. 말그대로 헬레니즘 시대라는 하나의 시대를 연 인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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