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 리뷰

어디서 살 것인가 - 유현준

by 펄서까투리 2021. 1. 26.
  • 지은이: 유현준
  • 펴낸이: 정무영
  • 펴낸곳: (주)을유문화사
  • 발행일: 2020년 6월 30일 초판 37쇄

 

# 세줄 요약 #

  1. 제목은 '어디서 살 것인가' 이지만 건축으로 풀어본 인문학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역사부터 사회현상, 미래생활까지 정말 건축이라는 소재로 다양하게 바라보고 있다.
  2. 다만 읽다보면 가끔 어떤 현상에 대한 해석은 너무 건축물의 측면에서만 보고 과하게 해석한게 아닌가? 하는 부분들도 존재하였다.
  3. 그럼에도 다양하게 재밌는 소재들을 건축에 관점에서 재밌게 풀고 있으며 너무 많은 소재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학교에 대한 해석, 역사적인 권력자들의 건축물에 대한 해석, 카페와 공원으로 바라본 도시에서 사생활에 대한 해석이 가장 재미있었다.

 

# 상세 리뷰 # (!스포주의!)

1. 제목은 '어디서 살 것인가' 이지만 건축으로 풀어본 인문학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역사부터 사회현상, 미래생활까지 정말 건축이라는 소재로 다양하게 바라보고 있다.

 

 책 제목과 이미 알쓸신잡 등으로 유명하신 작가, 유현준 교수님을 생각하면 먼가 '건축에 대한 깊은 고찰로 어떻게 건축을 해야하고 그래서 우리는 어떤 건물에서 살아가야 한다' 라는 내용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건축으로 풀어본 인문학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사회현상, 역사, 도시의 미래 등 정말 다양한 소재들을 건축이라는 관점에서 풀고 있다. 그래서 읽으면서 정말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폭넓은 지식들을 융합하고 재미있고 풀어나가는 것을 읽으며 유현준 교수님이 괜히 TV 프로그램과 강연회에서 핫한 분이 아니시구나를 알게되었다.

 

 1장의 우리나라 학교 건축과 우리나라 학생들의 창의력, 사고력 부재의 문제점을 잘 엮어 설명하고 있으며, 이후 우리나라에 카페가 많은 이유와 공원의 부재, 몽골제국과 로마제국의 차이를 건축물의 차이로 푼 것등 정말 다양한 영역에서 이야기를 풀고 있다. 처음 책을 살때는 이분이 건축학, 즉 일종의 이공계 분이시니 건축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일종의 교양과학책을 기대하긴 했는데 예상과 달리 건축이라는 소재로 오히려 역사, 문화, 사회 등의 인문학을 다룬 책이라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다 읽고나니 부재였던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꾼다'가 오히려 책의 내용과 더 맞다는 생각을 든다. 결국 건축과 도시가 그저의 우리의 집뿐만 아니라 인류의 역사, 우리 사회의 가치관, 생활양식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우리가 어떤 도시에서 살고 있는가가 우리가 살고 있는 기준 혹은 가치관을 정해주는 것이다.

 

 

2. 다만 읽다보면 가끔 어떤 현상에 대한 해석은 너무 건축물의 측면에서만 보고 과하게 해석한게 아닌가? 하는 부분들도 존재하였다.

 

 머 그렇지만 읽다보면, 가끔은 이걸 굳이 이렇게까지 해석해야 하나 싶은 부분도 있긴 하다. 대표적인 예시가 첫장이었던 우리나라 학교의 폐쇄성과 우리나라 학생들의 창의성, 사고력 부재에 대한 해석인데, 물론 내가 생각해도 우리나라 학교들은 다소 딱딱하긴 하다. 대학교 캠퍼스와 비교하면 확실히 답답한 느낌이긴 하다. 획일화된 교복, 두발규제 직사각형 형태의 건물에 직사각형의 운동장, 정사각형들로 구분된 교실들, 직사각형의 책상들까지 모두 딱딱한 사각형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인 유현준 교수는 이러한 학교를 마을 중심으로 들이고 담장을 없애고 더 낮은 건물들로 분리시킨 스머프 마을 같은 학교로 바꾸면 학생들의 취미, 문화생활, 창의성 등등이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지만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우리나라 학생들이 창의성, 사고력이 부족하고 학창시절이 답답하게 느껴지는건 건축물만 예쁘게 바꾼다고 딱히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아까 예시로 든 대학교 캠퍼스는 이와는 반대로 밝고 예쁘긴하지만 대학생 또한 1, 2학년 때 빼고는 3, 4학년 생각하면 역시나 답답하다. 대학원 준비 또는 취업 준비로 다들 예민하고 밤새고 바쁜 걸 생각하면 밤에 술마실 수 있다 말고 머가 다른가 싶다. 물론 유현준 교수님이 하고 싶은 의미는 이해한다. 학교 건물을 예쁘게 바뀜으로서 분명 사람이 매일 보는 시선이 달라지면 삶도 달라질 것이다. 또한 학교의 담장을 줄이고 마을 중심으로 가져오면 분명 일종의 감시체계가 생겨나 학교폭력도 좀 덜해질 것이라는 것인데, 전부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성적중심주의, 중고등학교를 그저 대학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는 문화, 즉 뿌리 깊은 서열문화가 바뀌지 않는한 스머프 마을에서도 몰래 폭력은 저지를 것이며, 학교 내부에 공원 같은 공간이 많아져도 보충수업 듣고 야자하느라 바쁠 것이다. 그 와중에 조금이나마 힘은 되겠지만 어쨋든 근본적이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든 대표적인 예시외에도 대체로 저자의 건축의 관점에서 본 현상에 대한 해석이 공감가는 것은 사실이나 굳이 이걸 꼭 건축으로만 해석할 필요가 있나하는 부분들은 있었다. 나중에 뒤에가면 보일러의 탄생이 한국의 근대화를 이끌었다는 서술은 저자 스스로도 느꼈는지 경제학자나 역사학자가 들으면 콧방귀를 뀔 것이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였다(아 물론 보일러가 나옴으로서 단층 밖에 새울 수 없는 기존의 온돌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2층, 3층의 복층 구조물을 넘어 지금의 고층 건물들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근대화에서 보일러의 중요성은 충분히 설명해주고 있다).

 

 

3. 그럼에도 다양하게 재밌는 소재들을 건축에 관점에서 재밌게 풀고 있으며 너무 많은 소재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학교에 대한 해석, 역사적인 권력자들의 건축물에 대한 해석, 카페와 공원으로 바라본 도시에서 사생활에 대한 해석이 가장 재미있었다.

 

 앞서 이 책의 재미있던 특징과 단점도 서술하긴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높은 권력자일수록 더 높고 거대한 건축물을 짓는다는 것을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로 설명하고 진시황과 이집트 파라오의 권력을 수치로 비교한 내용은 유튜브(알쓸신잡 클립)에서 먼저 봤는데 책으로 다시 읽어도 재미있었다. 충분히 일리있다 생각한다. 결국 멀리 있는 무거운 돌의 위치에너지를 사람의 운동에너지로 치환하여 가져와야하니 그 사람을 많이 동원한다는 것이 결국 권력자의 힘을 의미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한가지 매우 공감했던 내용은 우리나라에 카페가 많은 이유를 공적 공간의 부재로 설명하는 것이었다. 참 우리나라에는 왜이렇게 카페가 많지 했었는데, 한때 마을 아이들이 만나서 뛰어놀던 골목길은 차도로 바뀌고, 주차장이 부족한 우리나라 특성상 노상주차지역으로 바뀌면서 공적공간이 사라지고, 공적 공간 역할을 해야할 공원은 거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 블록 내부로 숨어버리면서 사람들이 집에서 나와서 모임을 할 장소가 없다는 해석이다. 그러니 우리나라에서는 그러한 사람들의 모임을 받아들일 공적공간이 카페밖에 남지 않은 것이고 그 결과 현재 수많은 카페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매우 공감했다. 최근에 카페는 그저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닌 사람을 만나고, 연인들이 데이트를 즐기는 문화생활공간 중 하나이다. 특히나 최근 교외지역에 공장 등이 개조되거나 예쁜 뷰를 갖춘 정원같은 카페들은 공원이 잘 없는 우리나라에서 공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나 또한 보통 데이트를 할때 가장 즐겨다니는 공간이 바로 그러한 교외지역의 넓은 공간을 갖추고 아름다운 뷰를 갖추고 공장, 갤러리 등 특색을 갖춰서 볼거리가 많은 카페들이었다. 물론 이러한 카페들은 따뜻하고 음료, 빵 요즘은 파스타까지도 즐길 수 있어 좋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아웃도어, 즉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외부공원도 좋아서 이러한 카페들도 좋지만 우리나라에도 실제 저자가 비교 예시로 든 뉴욕의 센트럴파크 같은 도심속의 공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728x90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