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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김찬용의 아트 네비게이션 - 김찬용

by 펄서까투리 2022. 3. 4.

# 세줄 요약 #

  • 사실 그동안 잘 이해하지 못한 현대 미술의 특징과 왜 이것이 예술이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 책
  • 네비게이션이라는 단어처럼 마치 자동차 운전을 하듯이 인상파부터 근대 미술을 넘어 현대 미술까지의 미술사 흐름을 쉽고 재밌게 풀어서 설명해준다.
  •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더이상 미술의 목표가 예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철학과 사상을 나타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 상세 리뷰 #

  • 책 제목: 김찬용의 아트 네비게이션
  • 발행일: 1판1쇄 2021년 1월 14일
  • 지은이: 김찬용
  • 펴낸이: 김영곤
  • 펴낸곳: (주)북이십일 아르테

 

1. 그동안 나에게는 너무 어려웠던 현대 미술

 사실 나뿐만 아니라 미술 애호가가 아닌 '요즘' 일반인들은 다 비슷할 거라고 나는 생각하지만.... 요즘 현대 미술은 너무 어려웠다. 르네상스 미술, 이른바 다빈치, 라파엘로, 미케란젤로 등의 대표작들을 보면 웅장하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고, 적어도 이책에서 배운 인상파라 불리는 에두아르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라던가 조르주 쇠라의 '그랑자트섬의 일요일 오후' 같은 작품까지는 역시 예쁘다고 생각하며 만족했었다.

에두아르 마네 - <풀밭 위의 점심 식사> (File:Edouard Manet - Luncheon on the Grass - Google Art Project.jpg)

 그런데.. 일단 그 피카소의 약간의 괴기한 느낌의 입체파부터 이상해지더니... 추상미술의 단계에 와서는 색깔있는 도형 그려놓고 저게 왜 미술이라고 하는지 그걸 넘어 예술작품이라고 하는지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었다.

피에트 몬드리안 - <구성 No.2,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 (File:Piet Mondriaan, 1930 - Mondrian Composition II in Red, Blue, and Yellow.jpg)

 이후 내가 겪은 현대 미술은 행위 예술, 물감 흩뿌리기 등등 이제 사진한테 밀리니 허세만 남았나...? 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였다.

 

2. 네비게이션처럼 미술사를 풀어서 설명한 책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실제로 이책은 그래서 이른바 근대미술이라고 할 수 있는 인상파 화가들, 즉 마네와 모네로부터 시작한다. 즉 그동안의 내가 느낀 아름답고 웅장한 고전미술, 즉 신과 황제와 귀족들만 고상하게 그린던 시절에서 틀을 깨고 풀밭 위의 일반 남녀를 적나라하게 그리고, 정석적인 채색이 아니라 과감하고 빠른 붓터치로 그리면서 기존의 없던 새로운 미술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후 내가 잘 이해한 것이 맞다면 미술사의 흐름은 이러한 기존의 없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형태로 흘러간 것 같다.

 인상파가 미술의 대상을 신, 황제, 귀족과 같은 위대한 인물에서 평범한 일상으로 대상을 바꾸고, 기법적으로도 사진처럼 현실을 정확히 있는 그대로 그리고 보다, 다채로운 빛과 화려한 색감을 보여준 인상파, 그걸 넘어 다양한 각도에서 3차원을 2차원 그림 상에 보여주려했던 입체파, 색채로부터 아예 벗어나 자유로웠던 야수파까지 읽으면서, 화가들이 과거의 그냥 권력가들의 사진사 역할을 했던것을 넘어 각자의 생각, 철학을 작품에 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또 재미있는건 이러한 변화가 실제로 인류의 정치적, 기술적 발전과 함께 한다는 것이다. 시민혁명으로 귀족이 몰락하던 시기에 인상파가 나와서 미술의 대상을 신과 위대한 인물들에게서 평범한 인물들과 일상으로 옮겼고, 사진의 발명 이후 현실과 똑같은 그림을 오히려 탈피하고, 입체파와 야수파 등이 나오고 심지어는 그림 그 자체의 순수성에 집중하자고 더이상 어떠한 형상이 아닌 본질에 집중하는 추상파까지 도달한 것이다.

 그리고 개념 미술로서 변기를 그냥 작품으로 제출한 마르셀 뒤샹의 '샘'이라는 작품을 읽으며, 왜 화가들이 미술사를 요즘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발전시켰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즉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현실을 그대로 담는건 사진이 하는 것이고, 미술가들은 자신들의 사상과 개념 자체를 담는 일종의 철학자들처럼 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르셀 뒤샹 - <샘> (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a/a1/Marcel_Duchamp_Fountain_at_Tate_Modern_by_David_Shankbone.jpg/800px-Marcel_Duchamp_Fountain_at_Tate_Modern_by_David_Shankbone.jpg)

 

3. 이해는 하게 되었지만 내게는 여전히 어려운 현대 미술, 하지만 적어도 이유는 알게 되었다.

 이후 내가 이해 못했던 그 난해한 현대 미술이라는 것이 결국 화가 혹은 작가들이 자신의 의지와 철학 등을 담아내는 것이고, 심지어는 우리 같은 관람객들은 꼭 작가의 숨겨진 의도를 파악할 필요없이 그저 개개인이 느끼는 대로 받아들이면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예를 들면 요세 보이스처럼 부자들만 살 수 있는 비싼 캔버스 세계에서 벗어나 마을에 나무를 심으면서 모든 일반인들도 누릴 수 있는 '7000그루 오크 나무 프로젝트' 같은 작품은 개인적으로 매우 인상적이고 정말 뜻 깊은 작품이라는 생각도 했다. 비슷하게 전기가 없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만든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은 태양 프로젝트' 같은 작품들도 정말 이것은 인류에 기여하면서도 그 자체로 예술인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요셉 보이스 - <7,000그루 오크나무 프로젝트> 중 오크나무 하나 (File:Eiche und Basaltsäule, Joseph Beuys, Düsseldorf (1).jpg)

 그래서 나에겐 여전히 어려운 현대 미술이지만 적어도 왜 요즘 화가, 작가들이 이러한 예술을 하는지 적어도 알게 되어 그것만으로 이 책을 완독한 것에 만족한다. 그리고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GAN 같은 기술로 이제는 인공지능도 어느정도 창작이 가능한 세상이 도래했는데, 과연 사진 이후 또다시 기술적으로 혁명을 이룬 이 시대 이후 미래 미술은 어떻게 또 대응하고 발전할 것인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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